지정일 1987. 03. 09
불국사 석가탑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900m 떨어진 곳에 그것과 닮은 또 하나의 석탑이 있으니 바로 경주마동삼층석탑이다. 불국사와 마찬가지로 토함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전답과 농가가 위치해 있다.
이 석탑이 있는 곳은 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한 김대성에 관한 전설이 전해진다. 김대성은 젊은 시절 사냥하기를 좋아하여 토함산에서 곰 한 마리를 잡았는데 그날 밤 꿈에 죽은 곰이 나타나 김대성에게 자신을 위한 절을 지어달라고 한다. 이에 김대성은 곰을 위해 절을 지어 명복을 빌기로 하고 꿈을 꾼 자리에 몽성사를, 곰을 잡았던 자리에 장수사를 짓는데, 그 두 절터 중 하나가 이곳이라 한다.
이 이야기는 일연의 삼국유사에 실린 기사이며 어떻게 하여 장수사지와 마동삼층석탑이 연관되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탑에 이르기 전 100m 지점에 보면 유적지 발굴조사터와 그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건물지 3동, 담장지 2기와 고려시대 건물지 1동 등의 유구와 유물 등이 확인되었다고만 나온다. 아마도 장수사를 가리키는 와편이나 그를 증명할 만한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나 보다.
마동삼층석탑에 가기에는 대체로 쉬운 편이다. 경주에 있는 유적지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체로 자가용을 가지고 찾아가기가 용이하다.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11번 버스를 타고 코오롱삼거리에서 내려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탑에 이를 수 있다. 주차는 코오롱호텔 뒤편 공영주차장이나 호텔주차장 아무 데나 하면 되고, 또는 석탑 앞에도 공간이 조금 있다.
마을 어귀에 마동탑마을 입석과 마동사지 삼층석탑이라고 적힌 이정표가 눈에 띈다. 탑마을 입석 아래에는 마동에 얽힌 유래가 적혀있다.
마동탑마을길을 따라 마을 하천을 끼고 올라가다 보면 발굴조사지가 나오고 거기서 약 100m 정도의 오르막을 오를 즈음에 마동삼층석탑이 보인다. 탑은 안 보던 사이에 때를 벗고 아주 말끔해진 모습이다. 오래된 석탑이 이렇게 깨끗해지니 오히려 뭔가 어색해 보인다. 만약 아침 일찍 간다면 토함산 뒤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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